Lifestyle of a South Korean Dreamer living in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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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17 May 2017

[생각] 여기는 문닫은 공간입니다

nihilism
잠시 잠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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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문닫은 공간입니다 ]

여기에 더이상 글을 쓰지 않을 계획이다.

나는 늘 이런식이다 - 이랬다 저랬다.
시도해본건 많고 그때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모든게 작심삼일이여서 결국에 내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건 하나도 없다.
노트나 다이어리 같은 사소한 것이더라도 한번도 끝까지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영화 <Kill Your Darlings · 킬 유어 달링> 에서 Lucien Carr 루시안 카가 "I'm only good at beginnings (난 시작만 잘할 뿐이야)" 라고 했는데 나도 똑같다.
루시엔 카가 실제로 어땠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영화에서 나타난 캐릭터는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나는 남을 속이거나 이용할 정도로 계산적이지는 않지만 내 주관이 뚜렷하고 고집이 세서 거의 매번 내가 원하는 대로 된다.
겉으로 보기엔 지적이고, 반듯해 보이지만 그것도 다 허세 부려서 그런거다.
잘난척 하는 이유도 철 없을때나 허영심 가득했지 지금은 쓸모없는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을 심하게 느껴서 그러는 것 같다.
어렸을때부터 칭찬을 되게 많이 받아서 그런지 늘 남들 시선이 신경 쓰이는데 그래서 자존심만 높아졌나보다.
나는 힘들면 남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게 아니라 연락을 먼저 끊어버린다 - 언제까지 혼자서 강한 척만 하며 살 것인가?

소셜 미디어나 이 블로그를 포함한 겉으로 표출된 내 모습은 너무나도 가식적이다.

주변에서는 먹고 살 걱정을 하느라 바쁘게 지내는데 나는 아직도 내가 뭘 좋아하고 하고싶은게 뭔지 찾느라 헤매고 있다.
힘들때마다 나랑 안맞다고 온갖 핑계를 대가면서 내가 가던 길로부터 벗어났는데 그게 잘못된 선택이였던 것 같다.
이제 앞으로 나아간다 싶으면 다시 출발점에 서있고 어느새 제자리 걸음이 되어버린다.
만약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던 싫던간에 무조건 한 우물만 팔 것이다.
나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생각하며 여태까지 착각 속에 빠져 살던 나는 어리석었다.

다시 힘들어지게 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모든 것으로부터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고 나는 일탈을 갈망했다.
하지만 반대로 더 바쁘게 살았어야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부터 또 도망친 셈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는 걸 처음으로 직접 깨닳았다.

나는 주어진 시간적 여유를 고뇌하고 사색하는데에 썼고 그만큼 내 자신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게 되었다.
가끔 내 인생이 한심하게 느껴지지만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분석해보면 모든게 설명이 된다.
눈앞에 주어진 결과를 내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애처롭기도 하다.
그래서 더이상 스스로에게 엄격히 대하지 못하겠어서 요즘 내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뭘 해도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겠고 그래서 아무 의욕이 없으며 인생이 재미가 없다.
나는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지친 상태다.
인생은 참으로 공평한데 내 좋은 시절은 이미 지나간 것 같다.
이게 여유를 가진 자의 배부른 고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