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Re-View] Elio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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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어제 내가 좋아하는 Dream pop 을 이것저것 들어보다가, 리스트에 3월 2일에 들었던 곡이 있는 걸 발견해 눌러보았다 (알고 보니, 꽤 유명한 곡이더라).
그리고... 다시 들어도 정말 내 취향이다.
마치 느리게 흘러가는 꿈결 같다.
사이사이에 공기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빛이 물 위에서 잔잔히 부서지는 느낌.
잔잔하게 번지는 신스, 물 위에 흘러내리는 달빛 같은 보컬.
선명한 언어 대신 은유로 이야기하고, 크게 울리는 멜로디 대신 속삭이듯 여운을 남긴다.
감정을 강요하거나 억지로 끌어내지 않고, 아주 얇은 안개처럼 마음에 내려앉는다.
지나치게 또렷하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흩어지지도 않은 그 사이의 온도에 머문다.
그 미세한 결 위에서 경계가 희미해지는 순간마다 나는 늘 고요하게 나를 되찾는다.
어쩌면 <Space Song> 은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이어주는 곡인지도 모른다.
요즘의 나는 방향을 잡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불확실함 속에서, 여전히 붙잡고 싶은 것들은 분명하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속도, 나를 재촉하지 않는 내가 지킬 수 있는 리듬.
그리고 매일 조금씩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
Dream pop 은 나에게 숨을 고르고,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게 해주는 존재다.
흐트러진 마음과 외부 소음 속에서도, 내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조용히 떠올리게 해준다.
흐릿한 꿈결 속에서도 내가 설 자리를 분명히 느낀다.
💠 개인적인 곡 해석:
늦은 밤, 마음이 살짝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깊은 어둠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번지는 한 줄기 빛처럼, 작은 위로가 잠시 공기를 흔든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조각들과 생각들이 여전히 제자리에서 어지럽게 멤돌지만, 그럼에도 곁을 지켜주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느낀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고, 무엇을 붙잡아야 할지 모르는 순간에도, 그 존재 하나만으로 마음 한켠이 조용히 고정된다.
숨을 고를 수 있는 틈이 생긴 것처럼,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고요가 흐른다.
무언가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 사실 그것만큼 성실한 위로는 없다.
성급하게 괜찮아지라고 다그치지 않고, 그냥 천천히 돌아와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바로 그 느린 속도가 Dream pop 의 결과도 닮아 있다.
💠 개인적인 가사 해석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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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late at night It will take a while You wide-eyed girls Fall back into place Tender is the night What makes this fragile world go 'round? Somewhere in these eyes Fall back into place |
늦은 밤이었지 시간이 좀 걸릴 거야 호기심 어린 눈을 가진 너희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밤은 부드러워 이 연약한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이 눈빛 어딘가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
오늘은 내 블로그에 나만의 달력 · 환율 · 날씨 위젯을 달았다.
어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동생에게 농담처럼 이런거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하고 흘려버렸는데, 밤이 되자 괜히 욕심이 생겨서 데이터를 끌어와 보여주는 방식까지 직접 찾아가며 하나씩 만들어냈다.
그리고 오늘, 결국 여러 개를 완성했다.
기획부터 구현까지 전부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꽤 뿌듯하다.
첫 번째는 📅 Calendar Widget.
날짜를 한 장씩 넘기지 않아도, 시간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지만
달력은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불규칙했던 나의 생활 패턴을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오늘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할까?"
"다음주에는 무엇이 계획되어 있는가?"
두 번째는 💱 GBP Exchange Rate Widget.
💱 숫자가 보여주는 건 단순한 환율이지만,
그 안에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와 나의 선택들이 깃들어 있다.
영국에 살면서, 가끔 한국으로 돈을 보낼 때가 있다.
Rate as of today.
숫자 뒤의 움직임은 현실과 연결된 작은 파동처럼 느껴진다.
눈에 보이는 값보다, 그 안에 깃든 시간과 변화, 세상의 흐름을 조금 더 실감하게 된다.
#ECB #EuropeanCentralBank
세 번째는 🌡️ Weather Widget.
눈부신 햇살, 잔잔한 비, 잠깐 나타나는 무지개까지.
작은 창 속 50px Emoji 가 오늘의 기류와 분위기를 보여준다.
단순한 온도와 날씨 정보가 아니라, 작은 상징을 통해 하루의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의 하늘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잠깐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이 작은 위젯들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일상을 기록하고, 감정을 반영하며, 나와 주변을 연결하는 작은 도구다.
#OpenWeatherMap
❈ The background image used in this Widget was sourced from publicly available materials and is referenced solely for illustrative purposes.
All rights to the original image belong to its respective creator.
❈ 이 위젯의 배경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공개된 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시각적 표현을 위한 용도로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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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다.
Apple Pencil 을 선물 받은 지는 꽤 오래됐는데, 그동안 거의 손도 대지 않아 결국 완전히 방전된 채 굴러다니고 있었다.
처음엔 정말 고장 난 줄 알고 당황했는데, 따뜻한 바람을 쐬어주자마자 신기하게 다시 살아났다.
그 희미한 생존 신호가, 다시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을 슬그머니 끌어올렸다.
Traditional 한 재료를 선호하는 나에게 Digital Art 는 조금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다.
왠지 차갑고, 기계적이어서 한동안 가까이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일부러 거리를 두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조금 다르다.
iPad 를 켜고 펜촉이 화면 위를 미끄러지는 순간 느껴지는 미세한 사각거림이 좋다.
색연필이 종이를 긁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질감, 수채화가 번지듯 색이 겹쳐지는 느낌이 스크린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살아있었다.
수정이 쉽고, 형태를 바꾸기도 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볍게 지워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유연함도 의외로 매력 있다.
아직은 그냥 끄적이는 낙서 정도지만, 그 가벼운 시도들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감각이 서서히 돌아오는 느낌이 있다.
부담 없이 손을 움직이니 오히려 더 솔직하게 선이 이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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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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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5 Rooster From Villeroy & Boch Design Naif Mug |
이번에 올리는 그림은 아주 작은 스케치들이다.
특별한 의도나 큰 의미를 부여하며 그린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마음속 어딘가의 상징들이 은근히 배어 있는 듯하다.
첫 번째 스케치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나를 상징하는 고래가 가장 먼저 나타났고, 올해가 뱀띠라서 그런지 작은 뱀 한 마리도 곁에 자리했다.
다가오는 겨울의 기운 때문인지, 크리스마스 관련 작은 소품들 (트리, 캔디케인, 진저브레드) 도 하나둘 더해졌다.
두 번째 그림은 내가 늘 사용하는 Villeroy & Boch 의 Design Naif Mug 속에 그려진 닭을 나만의 스타일을 살짝 얹어 따라 그려보았다.
iPad + Apple Pencil 을 다시 손에 쥔 요즘, 오래 잠들어 있던 감각들이 조용히 깨어나 되살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부드럽게 되살아나는 만족감과 약간의 의욕이 내 안의 세계를 다시 펼쳐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아, 이제는 그 흐름을 조금 더 용기 있게 따라가보려 한다.
앞으로 더 잘 그리고 싶고, 나만의 색을 천천히 찾고 싶다.
이런 그림들을 차곡차곡 쌓아, 언젠가 작은 일기처럼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완벽할 필요는 없고, 그저 나답게 그리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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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 renewal |
그림과 함께 블로그도 새롭게 다듬어 보았다.
로고를 내 손글씨로 바꾸고, 손글씨 느낌의 폰트도 적용했다.
기존에 고래 GIF 대신 이번에 직접 그린 고래 이미지를 넣어 작은 존재감으로 담아두었다.
이미지에는 도용 방지를 위한 copyright 문구도 설정해두어, 사진을 우클릭하면 다음과 같이 뜨도록 설정해두었다:
This image is protected.
© 1992. MK (Min Kyoung) Kim. All rights reserved.
아직 배우고 싶은 것도,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이렇게 직접 만들어낸 한 걸음, 한걸음이 하나씩 쌓여가는 과정만으로도, 지금은 무척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