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of a South Korean Dreamer living in England

This is a very personal space. Please credit the source when uploading my content elsewhere.
매우 개인적인 공간입니다. 제 사진이나 글을 다른 곳에 올리려면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 In the middle of restoring some old posts, so things are a bit all over the place. Pardon the chaos!
❈ 예전 글들을 복구 중이라 지금은 조금 어수선할 수 있어요. 양해 부탁드려요!


Press for Music ➜
Ocean Tank © 2025 min-whale

Thursday, 30 October 2025

8 Bishopsgate: A Landmark Home for Shinhan Bank’s Global Vision

금번 점포 이전 TF 에서 나는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4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의 상업용 오피스 fit-out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관리 · 담당하였다.
계약 검토 및 체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인테리어 시공 및 이사 일정 조율, 이전식 행사 진행, 그리고 사후 커뮤니케이션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조직의 운영 효율과 구성원의 만족도를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했고,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 늘 긴장감 속에서 보냈던 시간들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일' 이라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여정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매일같이 그 섬세한 균형 위를 걸었다.
수많은 미팅과 이메일이 오갔지만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과정들이 많았다.
그 모든 순간을 거치며, 공간과 사람, 시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가는 감각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때 '공간' 이라는 무형의 개념이 어떻게 '기억' 을 품을 수 있는지를 비로소 실감했다.

오늘, 새로 단장된 사무실의 공식 사진이 인테리어 시공 업체 사이트에 게재된 것을 보았다.
그 속에는 나의 고민, 선택, 그리고 수많은 움직임이 조용히 스며 있었다.
단순한 한 장의 이미지가 아니라, 작년부터 이어온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담긴 기록처럼 느껴졌다.
여러 장의 사진을 마주하며, 그동안의 여정이 쌓아온 무게와 의미가 고스란히 다가왔다.

http://www.oktra.co.uk/our-work/shinhan-bank

그리고 사진 한 장 속... 살짝 포착된 나의 모습! 😆
보정 하나 없는 장면이 조금은 민망하고 수줍었지만, 동시에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돌이켜보면, 이번 점포 이전 프로젝트는 내가 공간을 통해 '일의 본질' 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경험이었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예상치 못한 변수, 그리고 제약 속에서도 끝내 완성된 결과물은 협력과 의도, 그리고 믿음이 빚어낸 성과였다.
이제 그 공간은 나 없이도 존재하지만, 나의 역할과 마음이 여전히 그 안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마주할 때 묘하게 벅차다.
작은 선택과 조율이 만들어낸 결과가, 단지 눈에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과 순간들을 담아내는 실용적인 공간으로 남는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거치며, '공간을 옮기는 일'은 단순히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사람과 시간, 경험과 기억을 이어주는 일임을 더욱 깊이 깨달았다.
나는 다시금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리고 '일' 이란 결국 마음을 담는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고 배웠다.
이제 나는, 단순히 주어진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향하는 일을 선택하고 싶다.

Wednesday, 29 October 2025

Compact Mini Player

Album Art
CD/Vinyl Icon ALLDAY PROJECT - <FAMOUS>
Volume
0:00 --:--
Designed & Created by
MK (Min Kyoung) Kim
© 2025. All rights reserved.

🎵

[ 디지털과 손끝의 기억 ]

디지털 아트와 코딩은 늘 배우고 싶은 영역이었지만, 기회가 많지 않고 중간에 어려움도 있어 자연스레 방치돼 있었다.
웹사이트를 만들고, 디자인을 하고, UI/UX 를 고민하는 분들이 늘 부러웠다.

블로그에 넣을 음악 플레이어를 찾다가, 무료 버전은 밑에 attribution 을 없앨 수가 없어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비록 ChatGPT 의 도움을 받았지만, 벌써 10년 전 Tumblr 에서 놀던 시절과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미대에 지원할 때 잠깐 터득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 해결의 감각을 조금씩 익혀나갔다.

은행에서도 손이 눈보다 빠른 편이라는 말을 들었고, 독수리 타법임에도 타자가 빠르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성격 자체는 느긋한 편이지만 (?), 단순한 일 처리 속도는 빠른 편이다.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HTML, CSS, JavaScript 를 활용해 레이아웃을 구성하고 디자인해, 금세 만들고 수정할 수 있었다.

아직 완벽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손끝으로 직접 레이아웃을 움직이며 음악과 시간을 연결하는 과정 속에서 오래된 기억과 배움이 다시 살아났다.

비록 지금은 무료 배포 이미지와 아이콘을 활용한 단순하고 작은 플레이어지만,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 특별하다.
배움과 도전, 그리고 작은 성취의 기록이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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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27 October 2025

[Film Re-View] Happyend (2024)


🎬 <Happyend (2024)>
감독: 소라 네오

시놉시스

점멸등이 일렁이는 근미래의 도쿄.

음악에 빠진 고등학생 ‘유타’와 ‘코우’는
친구들과 함께 자유로운 나날을 보낸다

동아리방을 찾아 늦은 밤 학교에 잠입한 그들은
교장 ‘나가이’의 고급 차량에 발칙한 장난을 치고,
분노한 학교는 AI 감시 체제를 도입한다

그날 이후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http://www.bitters.co.jp/HAPPYEND


2025/10/29 Wed

🪩 🎛️ 🎚️ 🎧

[ Shaking in the Fractures of Youth · 청춘의 균열 속 흔들림 ]

청춘의 미묘한 균열 속, 말없이 스며드는 흔들림이 결국 자신을 지탱하는 울림이 된다.
총평: ★ ★ ★ ★ ☆

늦게 보게 되었지만, 마음 한 켠에서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보고 난 직후 처음에는 씁쓸함이 먼저 스며들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 속에 미묘한 위안과 이해가 숨어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레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너무나 가까워서 평생 연락하며 영원할 줄 알았던 친구들, 그리고 지금은 멀어진 관계.
그런데 지금은, 주인공 코우의 말대로 그 시절 만약 우연히 다른 반이나 학교에 있었더라면 과연 친구가 되었었을까 싶은 거리감 속에 존재한다.

여러 나라를 오가며 전학이 잦았던 나는, 그 자체로 이미 '다른 존재' 이자 튀는 아이였다.
적응하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지내려 애쓰며, 때로는 내 자신을 억누르며 지냈던 기억이 떠오른다.
관심 없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려 노력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돌이켜보면, 그런 억눌림과 적응의 시간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관계들이 함께 지금의 나를 형성했다.

나는 학교 자체에 큰 불만이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하고, 굳이 문제를 만들지 않으면 되었으니까.
나는 한국에서는 도덕 반장이었고, 영국에서는 Prefect (선도부/학생회 임원) 그리고 Charity & Publicity Captain 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바르게 살았지만, 마음속에서는 답답함과 반항심이 숨 쉬었다.
학교를 빠지고 출석율이 낮아 교장실에 불려가기도 했고, 주말에 따로 놀던 무리 중엔 끝내 감옥에 간 이도 있었다.
그때 나는 사회를 바꾸는 것보다, 나 자신을 바꾸고 새로운 무리를 찾는 것이 더 빠르다고 느꼈다.
순응이나 타협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켜내고 때론 도발하는 방식이었다.

<해피 엔드> 속에서도 그 감각은 낯설지 않았다.
코우는 세상을 향해 소리쳤고, 유타는 조용히 맞섰다.
한쪽은 체제를 흔들려 하고, 다른 한쪽은 자신을 잃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행위는 같은 곳으로 향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여전히 규율 속에 있고, 평가받고, 순응을 강요받는다.
그 속에서 각자가 택하는 저항의 형태는 달라진다 - 누군가는 외치고, 누군가는 침묵한다.
그러나 모두가 어딘가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Lia Ouyang Rusli의 Soundtrack 은 그 내면의 떨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마음을 후벼 판다.
고요하고 답답했던 감정을 해소시키며, 섬뜩하면서도 웅장하고, 쓸쓸하면서도 벅차오른다.
중간중간 디제잉 장면에서 들리는 둠칫둠칫 소리조차 단순히 리듬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을 흔들고 속을 비워내, 쌓인 답답함을 털어내게 만든다.

나는 자신이 믿는 '선'을 위해 조용히 선택하는 유타가 좋았다.
그 선택은 그를 무너뜨린 듯 보였지만, 어쩌면 스스로를 완성시켜온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의 외치는 시위와 반항과는 달리, 유타는 묘하게 단호하고 담백하다.

코우가 유타에게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 라고 말할 때, 정작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 불확실함과 저항, 선택 사이의 간극—바로 그 지점이 청춘의 본질로 다가온다.
10대, 20대를 더 즐기지 못한 것, 더 대범하지 못한 것, 더 마음껏 놀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감정이 가볍게 마음을 스친다.

영화 속 '균열' 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잠시 스쳐 지나간 '지진' 처럼, 진동은 있었지만 무너짐은 없었다.
우리는 그 미세한 흔적을 기억하며, 자기 안의 작은 흔들림을 다시 돌아보고, 여전히 살아간다.
그리고 결국, 나아가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타협하거나, 저항하거나, 버텨야 한다.
그 불확실함과 떨림은 무너짐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다시 서기 위한 울림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진심은 전해져."

"반항을 해도 귀엽게 해야지."
"반항 아니야."
"차라리 문신을 하든지. 음악은 어쩔 거야? 유타랑 뭔가 한다며?"
"그러니까. 난 뭔가를 바꾸려고 시위에 나간 거야. 알지도 못하면서. 편하게 살 생각만 하는 주제에!"
"편하지 않아. 전혀! 지금도! 그러니까 네 미래는 네가 선택해."

"넌 음악이 전부인 것 같지?" "세상 꼴이 어떤지 알아?"
"길에서 소리 지르면 세상이 변해? 세상은 이미 끝났어. 현실을 봐. 포기하면 인생이 훨씬 즐거워져."
"닥쳐! 그걸 말이라고 해? 머리 빈 새*야,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
"그런 넌 생각 있냐?"
"생각 있어."
"사람은 변해. 너도 변하면 좋겠어."
"어떤 식으로?"
"그러니까. 스스로 생각을 좀 해. 너랑 나는 근본적으로 다른 거 같아."
"아니 똑같아. 유치원 때부터 불알친구잖아."
"처음 바다 볼 때도 함께였고. 첫 *** 때도 그랬어."
"그런 친구 또 있어?"

"가끔 궁금한 건데. 만약 대학 같은 데서 유타와 처음 만났다면 우린 친구가 됐을까? 녀석은 어릴 때랑 똑같아."
"그래서 다들 유타를 좋아하잖아."


YouTube | Happyend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PLRW80bBvVD3X5f66klHCVs3Y-D_Aio9-d
http://www.youtube.com/watch?v=pLwaVs-fe7E&list=PLRW80bBvVD3X5f66klHCVs3Y-D_Aio9-d

Saturday, 25 October 2025

Picking Up the Colors Again · 다시, 색을 꺼내며

👩🏻‍🎨 🎨

예전처럼, 다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을 다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한때 즐겨 쓰던 아크릴 물감들을 꺼내보니, 몇 개는 이미 굳어버렸고, 몇 개는 덩어리진 채로 묵혀 있었다.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는 걸, 속까지 굳어버린 물감에서 새삼 실감했다.

그래서 이번엔 욕심내지 않고, 가볍게 연습용으로 저렴한 세트를 골랐다.
다시 손끝을 풀어보는 데 필요한 건 완벽한 도구가 아니라, 단지 '감각과 설렘을 깨우는 준비' 정도였던 것 같다.

며칠 전엔 48색짜리 새 아크릴 물감이 도착했고, 오늘은 내 책상을 작은 작업실로 만들어줄 Table Easel 이 찾아왔다.
하나씩 준비해가는 과정이 묘하게 설레고, 마음이 고요하게 차오른다.

Mont Marte Acrylic Colour Paint Set Signature 48 pc

플라스틱 물감 용기 속 은색 실을 하나하나 벗기며, 조금 덜어내고 짜내어 색상표를 만들었다.
순서대로 칠하다 보니 색이 ㄹ자 모양으로 이어져 있다는 걸 중간쯤에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만든 표는 약간의 '우연' 이 섞인, 조금은 '랜덤' 하고 자유로운 배열이 되었다.
약간 두꺼운 일반 종이에 그렸더니 얼룩덜룩하고 지저분하지만, 그마저도 정겹게 느껴졌다.

모든 색이 저마다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가졌지만, 그중에서 Deep Cyan 과 Turquoise 를 칠할 땐 유독 마음이 멈췄다.
푸른 계열의 깊이와 투명함이, 내가 좋아하는 바다의 잔잔한 표면과 그 아래 깊은 속을 떠올리게 했다.

이제 다시 색을 고르고, 손끝으로 작은 세계를 그려나갈 수 있다는 게 단순한 취미 이상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어떤 색으로 무엇을 그려나갈지, 그 시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Friday, 24 October 2025

Coming Home to Myself · 다시, 나에게로

어제는 하루 종일 흐렸다.
하늘은 잿빛 안개 속에 잠겨, 마음도 그 안에 녹아내리는 듯 눅눅하게 젖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오랜만에 햇빛이 따뜻했다.
그 이유만으로도 밖에 나가고 싶은 충동이 스며들었다.

시간은 참 야속하다.
별다른 걸 한 것도 아닌데, 하루가 금세 저물었다.
마음은 여전히 어제의 온도에 머물러 있는데, 세상은 늘 한 박자 빠르게 흘러간다.

요즘은 물욕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건 나야' 하고 속삭이는 소품들을 보면 결국 손이 가버린다.
입고 나갈 곳도 딱히 없으면서, 마치 오랜만에 나를 닮은 무언가를 만난 기분이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감각과 정체성을 잃지 않고 표현하기 위해서다.

90s & Y2K 감성이 가득한 100% wool + 기모 비니와 pewter 장미 브로치를 발견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 작은 조합이 오늘의 나를 완성한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나' 라는 선명한 색을 잃고 싶지 않았다.

Charity Shop 에서 악보도 두 권 샀다.
Oasis 기타 악보집은 내가 기타를 칠 줄 알았다면 무조건 샀을 것이다.
남동생에게 사줄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결국 마음만 담기로 했다.
집에 이미 <The Phantom of the Opera> 악보집이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쉽게 편곡된 Easy Adult Piano 버전을 샀다.
그냥 치면 띵까띵까 단순한 곡이지만, 노래를 부르며 반주로 치기엔 나쁘지 않다.
<The Walt Disney Songbook> 도 함께 샀다.
조금은 사용감이 있고 익숙하지 않은 곡들이지만, 구성이 괜찮아서 손에 익을 때까지 천천히 쳐보려 한다.

오랜만에 피아노 앞에 앉으니 손끝이 낯설고 서툴러, 음 하나하나에 묵은 감정이 깃든다.
나는 아마 완벽주의자라서, 조금이라도 틀리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래서일까, 벽에 부딪히면 그냥 아예 멈춰버린다.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붙들린 채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어쩌면 그건 완벽을 향한 욕심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집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꽉 찬다.
오늘은 창문 틈새에 피어난 곰팡이를 발견하고, 열심히 닦아냈다.
조용히 무언가를 닦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마음의 먼지도 함께 걷어내는 일 같다.
다시 하나씩 정돈해가며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중이다.



🎵 Skylar Grey - <Coming Home, Pt. II>

And the blood will dry, underneath my nails (손톱 밑에 스며든 피는, 언젠가는 마르고)
And the wind will rise up to fill my sails (바람이 스며들어, 잔잔했던 마음의 돛을 천천히 채울거야/펼칠거야)

Let the rain wash away, all the pain of yesterday (지난날의 아픔은 빗물에 실려 흘러가도록 두자)

Sunday, 19 October 2025

The Subtle Warmth of Determination · 조용한 결심의 온도

@ Nicole Kidman

⏸️ ✨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매일같이 일정표 속에 갇혀 살았다.
시간이라는 게 늘 '해야 하는 일' 의 단위로만 느껴졌는데, 퇴사 후 처음 맞은 며칠은 낯설 만큼 조용하고 빠르게 흘러간다.
자유로운 시간은 느긋하지만 동시에 금세 사라진다.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던 습관을 멈추고, 이제는 스스로의 마음이 정하는 속도로 살아보려 한다.
그건 불안하면서도, 묘하게 아름다운 일이다.

퇴사를 결심한 건 충동이 아니었다.
그 마음은 조용히, 그러나 오랫동안 숙성된 결정이였다.
통보의 순간,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동안 감사했고, 배웠고, 이제는 제 길을 가겠다는 뜻만 담아 담담하게, 그러나 확실히 전했다.
말을 아꼈지만, 그 안에는 단단한 결심이 있었다.
이제는 내 시간을, 내 방식으로 쓰겠다는 다짐.
나를 더 이상 소모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들어 있었다.
그 말을 전하고 나니, 마음이 이상하리만큼 고요해졌다.
'미련' 이라 부를 수도, '안도' 라 부를 수도 없는 감정.
그저 오래 눌러둔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었다.
후련함이라기보다는, 마침내 한 챕터가 끝났다는 평온함.
감사와 아쉬움, 그리고 아주 작지만 확실한 해방감이 섞여 있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나는 그동안 크고 작은 변화와 새로운 도전 속을 쉼 없이 지나왔다.
누군가의 부탁 앞에서는 망설임보다 책임이 먼저 앞섰다.
그건 나의 강점이었고, 동시에 나를 조금씩 지워가는 습관이기도 했다.
매번 다른 부서, 다른 역할 속에서 나는 '적응하는 법' 을 배웠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법' 은 잊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더 배우기보다, 내가 무엇을 쌓고 있는가' 를 묻게 되었고, 그 질문은 마음속에서 천천히 자라났다.
더 이상 노력의 결과가 '채워지는 감각' 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문득, 내 안이 가벼워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나를 가장 먼저 알아본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그 무게를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내 자존감을 지키는 가장 단단한 선택이었다.
한계와 성취, 회의와 책임감을 동시에 배웠고, 그 과정에서 모든 경험은 여전히 나의 일부로 남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모든 일에 온전히 몰입하며 열정을 다 쏟은 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최소한의 마음으로 버티며 지냈다.
사람들에게도, 일에도, 너무 가까워지지 않으려 했다.
지치지 않기 위해,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받았던 따뜻한 말들이 마음을 조용히 울렸다.
롤링페이퍼에는 대부분 '항상 웃으며 대해줘서 고마웠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줬다' 는 말들이 적혀 있었다.
그건 억지로 꾸민 모습이 아니더라도, 어쩌면 최소한의 성의만으로 누군가에게는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무심한 태도와 무표정 속에서도 진심은 전해졌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별도로 작은 정성까지 더해 챙겨준 사람들도 있었다.
그 마음 덕분에 엄마가 "그래도 사회생활 잘했네" 라며 웃으셨다.

좋았던 일, 아쉬웠던 일 모두 마음속에 남는다.
돌이켜보면, 논란도, 오해도, 말도, 탈도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그것들을 모두 뒤로 하고 나아가려 한다.
이번에는 타인의 기대와 기준이 아닌, 내 내면의 리듬으로 살아가려 한다.
한 장의 챕터를 닫고,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위해.

나는 '멈춤' 을 택했다.
이 선택은 도망이 아니라, 방향의 회복이다.
지금의 나는 잠시 멈추어 서 있지만, 결코 무력함은 아니다.
이건 나를 지키는 가장 단단한 형태의 움직임이다.
조용하지만 확실한 회복의 시작.
그리고 나는 그 고요함 속에서, 비로소 나 자신을 다시 존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택한 건, 나를 대하는 방식을 새로 정립하는 일이었다.

잠시 쉬어가며 다음 길을 준비하려 한다.
조금 느려도, 때로는 답답해게 느껴져도 괜찮다.
이 속도가, 지금의 나에게는 꼭 맞다.
나는 그동안 조직의 리듬에 맞춰 살아왔지만, 이제는 나의 호흡으로 하루를 맞이하려 한다.
조직의 질서 속에서 나를 잃어버렸다면, 이제는 나의 질서를 다시 세워야 한다.
그건 어쩌면, 오래 미뤄둔 나 자신으로의 복귀일지도 모른다.

해야 할 일도, 가야 할 곳도 없는 하루는 오히려 가볍게, 흘러가듯 사라져 느슨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는다.

처음 며칠간은 밀린 덕질을 하며 보냈다.
조용히, 마음껏 좋아하는 걸 보고 또 보고 - 이유도, 목적도 없이 그저 좋아서.
익숙한 장면 속에서 다른 의미를 찾아내며, '나, 이때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직장 생활 내내, 그 좋아하는 것들이 내게 힘이 되어 나를 지탱해주었다.
하루를 버티게 한 작은 불빛이자, 때로는 방향을 잃지 않게 해준 나침반이었다.
다만,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눌러두었을 뿐이다.
그리움, 설렘, 그리고 어쩐지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온기.

그 외에는 잠깐 산책을 나갔다가, 슈퍼에 다녀오곤 한다.
햇살은 여전히 부드럽고, 공기는 생각보다 선선했다.
별일 없는 하루인데도, 이상하게 가슴 한켠이 따뜻했다.
이렇게 사소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문득, 내 안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한 켠이 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퇴사 이후의 나날은 여전히 고요하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공허함이 아니라, 무언가 새로 자라나는 소리 없는 움직임 같다.
의무로 가득했던 시간이 사라지고 나니, 그 자리에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라는 물음이 남았다.
아무것에도 묶이지 않은 지금, 나에게 "그래서 이제 뭘 하고 싶어?" 라고 묻는다면, 결국 답은 하나였다.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대단한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내 안의 세계를 다시 꺼내고 싶다는 의미다.
그림이든 글이든, 형태가 무엇이든 간에 - 나는 지금, 표현을 통해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다 문득, 4일째 되던 날 한참 묵혀 두었던 미술 도구들을 꺼냈다.
3단 툴박스 안에는 지난 날의 흔적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대충 알고 있었지만, 막상 열어보니 잊고 있던 재료들이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묘하게 숨이 고여왔다.
아니다, 잊혀진 것이 아니라, 단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들이었다.
마치 잠들어 있던 내 안의 작은 별들이 하나둘 깨어나 조용히 빛을 내는 느낌이었다.

책상 위에 흩어진 서류들, 의자의 위치, 창문 너머의 빛 - 모든 것이 나의 상태를 반영한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오랜 시간 동안 집은 나의 피로를 흡수하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호흡을 다시 되살리고 맞춰주며,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물건이 너무 많고, 지금은 너무 뒤죽박죽이라 조금씩 정리하며 '작업실' 을 만들고자 천천히 집 구조를 바꿔보려 한다.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정돈될수록, 공간도 점점 나를 닮아가겠지.
공간을 나답게 만든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는 내 안의 질서를 되찾고, 그 질서를 내 삶의 공간으로 옮겨가려 한다.

쉬어가는 동안, 나는 나 자신과 다시 마주하며 처음으로 ‘시간을 내 속도로 쓰는 경험’ 을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회복된 나를 품고, 새로운 챕터를 열어 나의 호흡으로 하루를 천천히 써 내려가는 일뿐이다.

Saturday, 11 October 2025

London 20251011

A

🏙️ The Lookout

8 Bishopsgate

🍜 Koya City

10 - 12, Bloomberg Arcade, London, EC4N 8AR

http://www.koya.co.uk

Kakuni £10.80
Gyudon £16.90
Tempura £14.90
Half Kake - Fish Dashi £5.40

= £48 + 13.5% Service Charge £6.48 = £54.48

에이쿠라 나나
From Hong Kong

🧥 Barbour Partner Store Regent Street

73 - 77, Regent Street, London, W1B 4EF

☕ Joe & the Juice

HOW DO I TAKE MY COFFEE? SERIOUSLY
LIFE'S TOO SHORT TO KISS ON THE CHEEK

🛍️ Liberty

🧖🏻‍♀️ Dr.Jart+ Cicapair Travel Set £21

Say goodbye to the look of redness with our Korean on-the-go routine for sensitive skin, powered by Centella Asiatica, peptides and Allantoin. It helps to leave skin feeling

How to Use

Step 1: Press a few drops of Cicapair™ Serum into skin to strengthen skin’s barrier and improve skin’s resilience
Step 2: Moisturise, soothe, and strengthen skin’s barrier with Cicapair™ Repair Cream.
Step 3: Apply Cicapair™ Soothing Color Correcting Treatment SPF 30 for all-day redness and blemish coverage.

🧥 Barbour Carnaby Street

29, Carnaby Street, London, W1F 7DH

Bedale Waxed Jacket £279

£23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