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ppyend (2024)>
감독: 소라 네오
시놉시스
점멸등이 일렁이는 근미래의 도쿄.
음악에 빠진 고등학생 ‘유타’와 ‘코우’는
친구들과 함께 자유로운 나날을 보낸다동아리방을 찾아 늦은 밤 학교에 잠입한 그들은
교장 ‘나가이’의 고급 차량에 발칙한 장난을 치고,
분노한 학교는 AI 감시 체제를 도입한다그날 이후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http://www.bitters.co.jp/HAPPYEND
2025/10/29 Wed
🪩 🎛️ 🎚️ 🎧
[ Shaking in the Fractures of Youth · 청춘의 균열 속 흔들림 ]
청춘의 미묘한 균열 속, 말없이 스며드는 흔들림이 결국 자신을 지탱하는 울림이 된다.
총평: ★ ★ ★ ★ ☆
늦게 보게 되었지만, 마음 한 켠에서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보고 난 직후 처음에는 씁쓸함이 먼저 스며들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 속에 미묘한 위안과 이해가 숨어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레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너무나 가까워서 평생 연락하며 영원할 줄 알았던 친구들, 그리고 지금은 멀어진 관계.
그런데 지금은, 주인공 코우의 말대로 그 시절 만약 우연히 다른 반이나 학교에 있었더라면 과연 친구가 되었었을까 싶은 거리감 속에 존재한다.
여러 나라를 오가며 전학이 잦았던 나는, 그 자체로 이미 '다른 존재' 이자 튀는 아이였다.
적응하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지내려 애쓰며, 때로는 내 자신을 억누르며 지냈던 기억이 떠오른다.
관심 없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려 노력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돌이켜보면, 그런 억눌림과 적응의 시간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관계들이 함께 지금의 나를 형성했다.
나는 학교 자체에 큰 불만이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하고, 굳이 문제를 만들지 않으면 되었으니까.
나는 한국에서는 도덕 반장이었고, 영국에서는 Prefect (선도부/학생회 임원) 그리고 Charity & Publicity Captain 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바르게 살았지만, 마음속에서는 답답함과 반항심이 숨 쉬었다.
학교를 빠지고 출석율이 낮아 교장실에 불려가기도 했고, 주말에 따로 놀던 무리 중엔 끝내 감옥에 간 이도 있었다.
그때 나는 사회를 바꾸는 것보다, 나 자신을 바꾸고 새로운 무리를 찾는 것이 더 빠르다고 느꼈다.
순응이나 타협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켜내고 때론 도발하는 방식이었다.
<해피 엔드> 속에서도 그 감각은 낯설지 않았다.
코우는 세상을 향해 소리쳤고, 유타는 조용히 맞섰다.
한쪽은 체제를 흔들려 하고, 다른 한쪽은 자신을 잃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행위는 같은 곳으로 향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여전히 규율 속에 있고, 평가받고, 순응을 강요받는다.
그 속에서 각자가 택하는 저항의 형태는 달라진다 - 누군가는 외치고, 누군가는 침묵한다.
그러나 모두가 어딘가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Lia Ouyang Rusli의 Soundtrack 은 그 내면의 떨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마음을 후벼 판다.
고요하고 답답했던 감정을 해소시키며, 섬뜩하면서도 웅장하고, 쓸쓸하면서도 벅차오른다.
중간중간 디제잉 장면에서 들리는 둠칫둠칫 소리조차 단순히 리듬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을 흔들고 속을 비워내, 쌓인 답답함을 털어내게 만든다.
나는 자신이 믿는 '선'을 위해 조용히 선택하는 유타가 좋았다.
그 선택은 그를 무너뜨린 듯 보였지만, 어쩌면 스스로를 완성시켜온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의 외치는 시위와 반항과는 달리, 유타는 묘하게 단호하고 담백하다.
코우가 유타에게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 라고 말할 때, 정작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 불확실함과 저항, 선택 사이의 간극—바로 그 지점이 청춘의 본질로 다가온다.
10대, 20대를 더 즐기지 못한 것, 더 대범하지 못한 것, 더 마음껏 놀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감정이 가볍게 마음을 스친다.
영화 속 '균열' 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잠시 스쳐 지나간 '지진' 처럼, 진동은 있었지만 무너짐은 없었다.
우리는 그 미세한 흔적을 기억하며, 자기 안의 작은 흔들림을 다시 돌아보고, 여전히 살아간다.
그리고 결국, 나아가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타협하거나, 저항하거나, 버텨야 한다.
그 불확실함과 떨림은 무너짐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다시 서기 위한 울림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진심은 전해져."
"반항을 해도 귀엽게 해야지."
"반항 아니야."
"차라리 문신을 하든지. 음악은 어쩔 거야? 유타랑 뭔가 한다며?"
"그러니까. 난 뭔가를 바꾸려고 시위에 나간 거야. 알지도 못하면서. 편하게 살 생각만 하는 주제에!"
"편하지 않아. 전혀! 지금도! 그러니까 네 미래는 네가 선택해.""넌 음악이 전부인 것 같지?" "세상 꼴이 어떤지 알아?"
"길에서 소리 지르면 세상이 변해? 세상은 이미 끝났어. 현실을 봐. 포기하면 인생이 훨씬 즐거워져."
"닥쳐! 그걸 말이라고 해? 머리 빈 새*야,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
"그런 넌 생각 있냐?"
"생각 있어."
"사람은 변해. 너도 변하면 좋겠어."
"어떤 식으로?"
"그러니까. 스스로 생각을 좀 해. 너랑 나는 근본적으로 다른 거 같아."
"아니 똑같아. 유치원 때부터 불알친구잖아."
"처음 바다 볼 때도 함께였고. 첫 *** 때도 그랬어."
"그런 친구 또 있어?"
"가끔 궁금한 건데. 만약 대학 같은 데서 유타와 처음 만났다면 우린 친구가 됐을까? 녀석은 어릴 때랑 똑같아."
"그래서 다들 유타를 좋아하잖아."
YouTube | Happyend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PLRW80bBvVD3X5f66klHCVs3Y-D_Aio9-d
http://www.youtube.com/watch?v=pLwaVs-fe7E&list=PLRW80bBvVD3X5f66klHCVs3Y-D_Aio9-d

